오늘 기준 전국 혈액 보유량, 이제 나흘치도 안남았습니다.
적정 보유량은 5일분인데, 확진자 폭증으로 혈액 수급에 비상등이 켜진 겁니다.
모자란 혈액을 채우기 위해 헌혈버스가 아파트 단지를 전전합니다.
현장카메라 정다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곳은 경기 고양시 아파트촌입니다.
단지 안에는 적십자 헌혈버스가 등장했는데요.
헌혈버스가 아파트로 온 이유 현장에서 확인해보겠습니다."
원래 군부대와 학교에 다니던 단체헌혈 버스지만 코로나19 유행 이후 아파트 단지에도 찾아가기 시작했습니다.
확진자 발생으로 단체헌혈이 줄면서 어쩔 수 없이 차를 세워놔야 하는 날도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박채이 / 서울중앙혈액원 간호팀]
"재택근무도 요즘에 많이 하는 추세고, (그동안) 사회적 거리두기도 강화되면서 외부활동이 많이 줄고 있어서 아파트로 저희가 (왔습니다.)"
예전엔 대기 번호를 받고 기다리기도 했지만, 지금은 옛말입니다.
헌혈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수차례 안내방송을 하기도 합니다.
[현장음]
"관리사무소에서 안내 말씀드립니다. 사랑의 헌혈행사를 실시합니다."
이날 헌혈버스를 찾은 사람은 13명.
헌혈 참여자가 아예 없는 날도 많습니다.
[안정현 / 경기 고양시]
"다쳐서 수혈이 필요한데 피가 부족해서 지정헌혈이 필요하다 이런 글들을 봤거든요. 요즘 코로나 사태로 피가 많이 부족하다고 조금 느끼게 되더라고요."
혈액 보관 냉장실도 텅텅 비어갑니다.
지난해 헌혈 건수는 코로나19 유행 전보다, 약 20만 건 줄었습니다.
[정다훈 / 서울중앙혈액원 제조관리부장]
"적정 보유량 5일치를 채우면 여기 70% 정도는 차 있어야 합니다. 병원에서 요구하는 혈액의 60% 정도도 공급을 못하는 상황입니다."
가장 불안한 건 당장 수혈이 필요한 환자들입니다.
혈액이 부족해지면서 병원조차도 대안을 찾지 못하는 상황으로 몰린 겁니다.
[김모 씨 /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
"피가 없으면 죽는 병이니까. 각자 알아서 피를 구하지 않으면 병원에서 도무지 구해주지도 않고. 그냥 혼자 알아서 죽기 살기로 (혈액을) 찾아서 혼자 살아남아야 하는 거예요."
결국 환자들은 지인들까지 총동원해 혈액을 구하고 있는 상황.
일각에서 백신 접종자 혈액을 수혈 받으면 안 된다는 근거 없는 소문이 퍼지면서, 미접종자 혈액을 불법 거래하겠다는 사례까지 등장했습니다.
적십자는 백신이 혈액 안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문성하 / 서울중앙혈액원 간호팀]
"코로나19는 일단 혈액을 매개로 하는 감염병이 아니고, 혈액 전파가 직접적으로 있지 않습니다."
혈액난을 극복하기 위한 시민의 헌혈 참여가 절실한 시점입니다.
현장카메라 정다은입니다.
PD : 김남준 장동하
정다은 기자 dec@donga.com